밴쿠버의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저녁, 창밖으로 보이는 태평양의 회색 물결이 지루하게 느껴질 때쯤 저는 종종 생각해요. "우리 집이 좀 더 재미있었으면 좋겠네." 아이들은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태블릿에 코를 박고, 아내는 피곤한 몸으로 주방을 오가고, 저는 소파에 누워 뉴스를 스크롤하죠. TV는 예전부터 지겹게 느껴졌어요. 화면이 작아서 영화 볼 때마다 "이게 다야?" 하면서 끝나버리니까요. 그러다 우연히 온라인에서 본 한 대의 프로젝터가 눈에 띄었어요. 샤오미 레이저 프로젝터 2. "초단초점으로 벽에 150인치 화면? 레이저라서 밝고 선명하다고?" 가격도 캐나다에서 2,000달러 정도라 부담스럽지 않아 보였고, 리뷰를 보니 "집이 극장처럼 변했다"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솔직히 반신반의하면서 주문했죠. 박스가 도착한 날, 상자 뜯는 손이 떨릴 정도로 기대됐어요. 이 작은 기계가 우리 가족의 일상을 어떻게 바꿔줄지, 그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박스를 열자마자 느껴지는 첫 인상은 '작고 가벼워'. 무게가 7킬로그램 정도라서 혼자서도 쉽게 들 수 있었어요. 크기는 노트북 가방 두 개 정도? 화이트 컬러가 깔끔해서 우리 리빙룸의 미니멀 인테리어에 딱 맞았죠. 밴쿠버 집은 공간이 넓은 편이지만, 프로젝터를 설치할 만한 벽이 딱 하나예요. 거실 한쪽에 책장과 소파가 붙어 있어서, 평소엔 그냥 빈 벽일 뿐이었는데요. 설명서를 보니 초단초점 설계라서 벽에서 20센티미터만 떨어트려도 100인치 화면이 나온다고 해요. "이게 진짜?" 하면서 바로 시도해봤어요. 플러그 꽂고 전원 켜자, 팬 소리가 살짝 나지만 조용해요. 30데시벨 정도? 도서관만큼은 아니지만, 대화 방해할 정도는 절대 아니었어요.
설치 과정이 제일 재미있었어요. 처음엔 벽에 그림자처럼 희미한 이미지가 떠서 "아, 실패인가?" 싶었는데, 자동 초점 기능이 작동하니 순식간에 선명해지네요. 오토 키스톤으로 수평 수직이 자동 맞춰지니, 프로젝터를 살짝 기울여도 화면이 왜곡 없이 직사각형으로 고정돼요. 저는 스크린 없이 그냥 벽에 투사했어요. 우리 집 벽은 밝은 베이지 톤인데, 이게 오히려 색감을 더 자연스럽게 만들어줬어요. 만약 벽이 너무 밝거나 울퉁불퉁하다면 전용 스크린을 사는 게 좋을 텐데, 저희처럼 평범한 벽이라면 그대로 써도 충분해요. 설치 끝나고 첫 테스트로 유튜브에서 4K 자연 다큐멘터리를 틀어봤어요. 물고기 떼가 헤엄치는 장면이 벽 가득 펼쳐지니, 아이들이 "와, 엄마 봐!" 하면서 소파로 달려오더라고요. 그 순간, "이게 바로 홈시네마구나" 싶었어요. 평소엔 각자 방에 틀어박혀서 영상 보는 우리 가족이, 갑자기 소파에 모여 앉아 함께 웃고 떠들어요. 그 감동이 아직도 생생해요.
화질 얘기를 해볼까요? 기본 해상도는 1080p지만, 4K 입력을 지원하고 업스케일링이 잘 돼서 실제로는 4K 콘텐츠를 볼 때 준수한 수준이에요. 2,400 ANSI 루멘 밝기라서 저녁에 커튼을 반만 쳐도 선명하게 나와요. HDR10 지원 덕에 어두운 장면에서 검은색이 제대로 먹히고, 밝은 부분은 터질 듯 생생하죠. 예를 들어, 디즈니+에서 '아발란치' 같은 애니메이션을 틀었을 때, 눈 덮인 산맥의 하얀 눈이 벽에 쏟아지듯 펼쳐지니 아이들이 입을 다물지 못했어요. 색상은 Rec.709 색역을 100% 이상 커버해서 자연스러워요. 디폴트 설정이 따뜻한 톤이라 로맨틱한 영화에 딱 맞고, 메뉴에서 선명도나 대비를 조정하면 액션 영화에도 잘 어울려요. 주간에 테스트해봤을 때, 창문 가까이 있으면 약간 희미해지긴 하지만, 캐나다처럼 겨울이 길고 일조량이 적은 곳에선 큰 문제 없어요. 오히려 여름철 야외 캠핑 갈 때 가져가서 텐트 안에서 쓰고 싶을 정도예요. 실제 사용자들 중에 "밝은 방에서 쓰기 힘들다"는 불만이 있지만, 저는 저녁 7시 이후에 주로 쓰니 그 부분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사운드도 빼놓을 수 없죠. 내장 스피커가 10W 듀얼로, Dolby Audio와 DTS-HD를 지원해요. 처음 들었을 때 "이게 프로젝터 스피커라고?" 싶었어요. 중고음이 크리스탈처럼 맑아서 대화가 잘 들리고, 드라마나 팟캐스트 들을 때 별도 스피커 없이도 만족스러워요. 저음은 살짝 약하지만, 넷플릭스 영화처럼 폭발음이 많은 콘텐츠에서도 충분히 몰입돼요. 예를 들어, '듄'의 사막 바람 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우니, 마치 극장에 온 기분이었어요. 우리 가족은 주말에 팝콘 사서 소파에 누워서 영화 마라톤을 했는데, 그 소리가 집 안을 콘서트장처럼 만들었어요. 만약 더 강한 베이스를 원한다면 블루투스로 사운드바 연결하면 되지만, 저는 이 정도로도 "와, 업그레이드됐네" 했어요. 실제 리뷰 보니 캐나다 사용자들도 "TV 스피커보다 낫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스마트 기능이 이 프로젝터의 매력 포인트예요. Android TV 9.0 기반이라 넷플릭스, 유튜브, 프라임 비디오가 기본 설치돼 있고,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앱 더 다운로드할 수 있어요. 한글 UI도 지원하니, 한국 드라마 볼 때 편하죠. 구글 어시스턴트로 "넷플릭스 켜" 하면 바로 반응하고, 크롬캐스트로 핸드폰 화면을 미러링할 수 있어서 요가 영상이나 가족 사진 슬라이드쇼도 쉽게 해요. 저는 PS5를 HDMI로 연결해서 게임도 해봤어요. '스파이더맨' 플레이할 때 화면이 120인치로 펼쳐지니, 건물 점프하는 장면이 리얼하게 느껴졌어요. 다만 고사양 게임이라면 약간의 지연이 있지만, 캐주얼 플레이라면 문제없어요. 입력 포트도 HDMI 2개(ARC 지원), USB, 오디오 출력, SPDIF, 블루투스, 듀얼 밴드 Wi-Fi가 다 있어서 확장성 좋아요. 노트북 연결해서 프레젠테이션 자료 띄우기도 쉽고, 애플 TV나 크롬캐스트도 호환돼요.
사용하다 보니 발열과 소음도 신경 쓰이더라고요. 3시간 넘게 틀어두면 후면이 따뜻해지지만, 본체는 손에 닿을 만큼 뜨겁지 않아요. 팬이 후면으로 열을 배출하니 소파 뒤에 두면 전혀 느껴지지 않았어요. 소음은 밝기 레벨 1로 하면 거의 무소음이고, 최대 밝기에서도 35데시벨 정도라서 영화 볼 때 방해 안 돼요. 밴쿠버 겨울, 실내가 춥고 건조할 때도 안정적으로 작동했어요. 다만 여름에 에어컨 바람이 직접 닿지 않게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
이 프로젝터가 우리 집을 어떻게 바꿨냐면, 단순히 영상 보는 도구가 아니라 '가족 모임 장소'가 됐어요. 예전엔 저녁 식사 후 각자 방으로 흩어지던데, 이제는 "오늘 뭐 볼까?" 하면서 함께 앉아요. 아이들 숙제 끝나면 "프로젝터 켜!" 소리치고, 아내는 요가 클래스 따라 하고, 저는 스포츠 경기 실시간으로 봐요. 한 번은 친구들 초대해서 야외 영화제처럼 했는데, 비가 와서 실내로 옮겼지만 150인치 화면에 모두들 감탄했어요. "너네 집 진짜 극장 같아!"라는 말에 뿌듯했죠. 가격이 2,000달러 안팎이라 처음엔 "비싸네" 싶었지만, 이제는 "가장 잘 산 물건"이에요. 캐나다 아마존에서 사니 배송도 빨랐고, 보증도 1년 붙어 있어 안심됐어요.
물론 완벽한 제품은 없죠. 단점도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넷플릭스 앱이 공식 인증 안 돼서 가끔 해상도가 1080p로 제한되더라고요. 그럴 땐 HDMI로 애플 TV 연결하면 해결돼요. 완전 어두운 방이 아니면 블랙 표현이 약간 부족한데, 우리 집처럼 조명 켜진 상태에서 쓰니 영화의 어두운 장면이 살짝 회색빛으로 느껴질 때 있어요. 게이밍할 때 반응 속도가 프로급은 아니고, 리모컨이 약간 느려서 음성 제어에 의지하게 돼요. 줌 기능이 없어서 화면 크기 조절은 물리적으로 움직여야 하니, 처음엔 귀찮았어요. 하지만 이 단점들은 "이 가격에 이 정도면?" 하면서 넘길 만해요. 고급 모델처럼 5,000달러짜리 기대하지 말고, 입문용으로 보세요.
이 프로젝터 덕에 우리 집의 밤이 달라졌어요. 바쁜 일상 속에서 잊힌 '함께하는 시간'이 다시 살아났죠. 만약 당신도 TV가 지겹고, 거실을 더 특별하게 만들고 싶다면 추천해요. 설치부터 콘텐츠 즐기기까지, 그 과정 자체가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어요. 비 오는 밴쿠버 밤에, 따뜻한 팝콘 한 봉지 들고 소파에 앉아보세요. 화면이 당신의 세계를 확장해줄 거예요. 다음에 또 어떤 변화가 올지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