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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수스 ROG 알리 2024 리뷰: 스팀 덱을 위협하는 괴물 포터블 게이밍 머신

by sncanada 2025. 10. 3.

에이수스 ROG 알리 2024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토론토 공항 라운지에서, 나는 창밖을 보며 한숨을 쉬고 있었다. 출장은 늘 그렇다. 밴쿠버까지 비행기로 세 시간, 그런데 지연되니 기다림이 고통스럽다. 핸드폰으로 뉴스를 스크롤하다 지쳐서 가방을 뒤적이다가, 그 녀석을 꺼냈다. 2024년에 새로 업그레이드된 ROG Ally. 작년 모델을 써봤던 기억이 떠올랐지만, 이번 건 배터리가 두 배로 늘고 메모리가 더 커진 버전이라고 해서 기대가 컸다. 플러그를 꽂아 충전하고, 스위치를 누르니 익숙한 Windows 화면이 떠오른다. '엘든 링'을 로드하고, 헤드폰을 끼고 플레이를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이 힐끔 쳐다보지만, 상관없다. 이 순간, 세상이 멈춘 것처럼 느껴졌다. 그날, 나는 세 시간 동안 보스 하나를 쓰러뜨렸고, 지연된 비행기가 도착할 때쯤 기분이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휴대용 게임기가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라, 삶의 동반자가 될 수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

이 기기를 처음 만난 건 작년 여름, 친구의 추천으로였다. 그 친구는 스팀 덱을 쓰고 있었는데, "너는 Windows에 익숙하니까 이게 더 나을 거야"라고 했다. 스팀 덱은 매력적이었지만, 나처럼 여러 런처를 오가는 사람에게는 호환성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ROG Ally를 사서 처음 써봤을 때, 그 자유로움에 놀랐다. 이제 2024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면서, 더 세련된 맛을 느꼈다. 외형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내부가 완전히 재탄생한 느낌이다. AMD Ryzen Z1 Extreme 프로세서가 여전하지만, 쿨링 시스템이 강화되고 배터리가 80Wh로 커지면서 지속력이 훨씬 나아졌다. 무게는 670g 정도로 살짝 무거워졌지만, 그립이 더 편안해져서 오히려 안정감이 든다. 화이트 컬러에 LED 조명이 은은하게 빛나는 디자인은 여전히 게이머의 로망을 자극한다. 7인치 FHD IPS 디스플레이는 120Hz 주사율과 FreeSync Premium을 지원해서, 화면이 부드럽게 흘러간다. 밝기는 500니트 정도로, 밴쿠버의 흐린 날씨에서도 선명하게 보인다. 터치스크린 덕에 메뉴 탐색이 쉽고, 야외에서 지도 앱을 켜서 카페를 찾을 때도 유용했다.

디스플레이의 매력을 제대로 느낀 건 토론토 지하철에서였다. 출퇴근 시간에 사람들로 빽빽한 객차 안, 나는 창가 자리에 앉아 '포르자 호라이즌 5'를 켰다. 캐나다의 광활한 자연을 게임으로 재현하니, 현실의 덜컹거리는 기차가 오히려 몰입감을 더해주는 기분이었다. 색감이 생생해서, 눈 덮인 산맥이 화면에서 살아 숨쉬는 듯했다. 스팀 덱의 800p 해상도에 비하면, 이 1080p가 주는 선명함은 확실히 차이 난다. 실제로 여러 리뷰에서 ROG Ally의 화면을 칭찬하는데, 특히 고주사율 덕에 액션 게임에서 프레임 드랍이 적다는 점이 돋보인다. 하지만 야외 시인성은 여전히 도전 과제다. 직사광선 아래에서는 밝기를 최대로 해도 약간 어두워 보이니, 그럴 때는 그늘을 찾아야 한다. 그래도, 카페 창가에서 '스타필드'를 플레이할 때 그 우주 풍경에 빠져들어 커피 한 잔이 다 식어버린 적이 있다. 이런 순간들이 모여서, 이 기기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친구처럼 느껴진다.

성능 면에서 2024 ROG Ally는 정말 괴물이다. Z1 Extreme의 8코어 16스레드 CPU와 RDNA3 GPU가 결합된 APU가 최신 게임을 FHD에서 중고 옵션으로 40~60fps를 뽑아낸다. 나는 캐나다 여행 중에 '사이버펑크 2077'을 테스트해봤다. 나이트 시티의 네온 불빛이 화면을 물들일 때, 그 그래픽 품질에 감탄했다. ROG Armoury Crate 앱으로 TDP를 25W로 설정하고, 팬 속도를 조정하니 안정적으로 돌아갔다. 벤치마크 결과도 인상적이다. '엘든 링'은 고옵션으로 50fps 이상, '발더스 게이트 3'은 턴제이니 더 여유롭다. 스팀 덱 OLED와 비교하면, Ally가 20~30% 더 빠른 프레임을 내는 경우가 많다. 특히 GPU 집약적인 게임에서 차이가 난다. 하지만 이 모든 게 Windows 11 덕분이다. 데스크탑처럼 앱을 설치하고 업데이트할 수 있어서, 에픽 게임즈나 EA 앱을 바로 쓸 수 있다. Xbox Game Pass를 통해 클라우드 스트리밍도 가능하니, 인터넷만 되면 고사양 게임도 문제없다. 밴쿠버 호텔 방에서 지친 몸으로 '포르자 호라이즌 5'를 스트리밍할 때, 그 편안함이 잊히지 않는다. 친구가 방문해서 같이 플레이했는데, "이게 핸드헬드냐?" 하며 놀라워했다. 나도 처음엔 그랬다. 데스크탑 게임을 손안에서 즐기는 이 자유가, 출장 생활의 외로움을 달래주었다.

소프트웨어 호환성은 ROG Ally의 가장 큰 강점이다. Windows 11 Home이 기반이니, 모든 PC 런처가 자연스럽게 돌아간다. 스팀, 엑스박스, 에픽 – 뭐든 설치만 하면 끝. Armoury Crate SE 앱은 게임 모드 전환과 성능 튜닝을 쉽게 해주고, 최근 업데이트로 UI가 더 직관적이다. 스팀 덱의 SteamOS는 최적화가 뛰어나지만, 안티치트 문제로 일부 게임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 Ally는 그런 걱정이 적다. 실제로 캐나다 사용자들 사이에서 "Windows라서 편하다"는 후기가 많다. 나는 토론토 카페에서 '디아블로 4'를 하면서, 친구와 멀티플레이를 했는데 지연 없이 부드러웠다. 하지만 Windows UI가 휴대용에 완벽히 맞진 않는다. 터치로 조작할 때 가끔 불편하고, 키보드 모드로 전환해야 할 때가 있다. 그래도 익숙해지면 문제없다. 최근 펌웨어 업데이트로 자이로 센서와 햅틱 피드백이 강화됐으니, 더 나아질 전망이다.

발열과 소음은 예전 모델의 아킬레스건이었지만, 2024 버전에서 크게 개선됐다. 듀얼 팬과 베이퍼 챔버 시스템이 TDP 30W에서도 온도를 50도 이하로 유지한다. 고성능 모드에서 후면이 따뜻해지긴 하지만, 손에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팬 소음은 40dB 정도로, 도서관에서 쓰기엔 약간 신경 쓰이지만, 카페 배경음악과 섞이면 거의 안 들린다. 저소음 15W 모드로 전환하면 소리가 확 줄고, 인디 게임처럼 가벼운 타이틀이 딱 맞다. 밴쿠버 공원 벤치에서 '헐로우 나이트: 실크 송'을 플레이할 때, 바람 소리만 들리던 그 평화가 기억난다. 스팀 덱에 비해 쿨링이 우수해서 장시간 세션이 가능하다. 실제 사용자 후기에서도 "뜨거워지지 않아서 안심"이라는 말이 자주 보인다.

배터리 이야기는 2024 업그레이드의 하이라이트다. 80Wh 용량으로, 고성능 모드에서 AAA 게임을 2~3시간 지속한다. 이전 모델의 40Wh가 1시간 남짓이었던 걸 생각하면, 거의 두 배다. 나는 토론토-밴쿠버 기차 여행에서 '스타필드'를 2시간 반 플레이하고도 30%가 남아 있었다. 클라우드 스트리밍이나 2D 게임으로는 5시간 넘게 간다. 100W PD 충전기로 1시간 반 만에 풀 충전되니, 외장 배터리와 함께라면 하루 종일 쓸 수 있다. 스팀 덱 OLED가 3~4시간 지속하는 데 비해, Ally X가 앞선다. 하지만 여전히 AAA 타이틀에서 짧은 건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파워뱅크를 챙긴다. 그 덕에 공항 대기실에서 '고스트 오브 츠시마'를 마무리할 수 있었고, 그 감동이 아직도 생생하다.

조작감은 Xbox 스타일 컨트롤러를 닮아서 익숙하다. 트리거가 부드럽고, 버튼 반응이 날카로워서 액션 게임에 딱이다. 자이로 에임과 햅틱이 더해지니 몰입감이 배가 된다. 상단 USB-C 포트로 외장 GPU를 연결하면 데스크탑급 성능이 나오고, microSD 슬롯으로 스토리지를 쉽게 늘린다. 밴쿠버 친구 집에서 TV에 연결해 파티 게임을 했는데, 모두가 "이게 포터블이야?" 하며 웃었다. 그날 밤, 우리는 '잇 테이크 투'로 새벽까지 웃고 떠들었다. 이런 공유의 기쁨이 ROG Ally의 매력이다.

물론 완벽하진 않다. 가격이 CAD 999~1299 정도로 비싸서, 처음엔 주저했다. Windows UI가 터치에 덜 최적화돼서 가끔 오작동이 있고, 팬 소음이 조용한 방에서 거슬릴 때가 있다. 배터리도 여전히 짧아서, 장거리 여행에선 충전 계획을 세워야 한다. 스팀 덱처럼 커뮤니티 기반 OS가 아니니, 초보자가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나처럼 바쁜 직장인에게는 이 유연성이 소중하다. 출장 중에 게임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집에 와서 데스크탑처럼 쓰는 하이브리드 생활이 가능하니까.

이 기기를 쓰면서, 게임이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삶의 일부가 됐다는 걸 깨달았다. 토론토의 추운 겨울밤, 창밖 눈보라를 보며 '발더스 게이트 3'의 판타지 세계에 빠져들 때, 그 따뜻함이 느껴졌다. 밴쿠버 해변 산책 후 카페에서 '포르자'를 하며 바람 소리를 상상할 때, 자유가 밀려왔다. 스팀 덱은 훌륭하지만, ROG Ally는 더 넓은 세상을 열어준다. 만약 당신이 AAA 게임을 어디서든 즐기고 싶고, Windows의 편리함을 원한다면, 이 녀석이 딱이다. 나처럼 그저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손안의 드래곤이 당신의 일상을 어떻게 바꿔줄지, 한번 느껴보시길 바란다. 분명 나처럼, 후회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