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캐나다에서 식료품 비용 절약방법

by sncanada 2025. 7. 27.

캐나다에서 살다 보면 물가가 만만치 않다는 걸 매일 실감한다. 특히 식료품 가격은 매년 꾸준히 오르고 있어, 가족 단위든 1인 가구든 식비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이후 식료품 가격은 연평균 6~8% 상승했다. 토론토나 밴쿠버 같은 대도시에서는 4인 가족 기준 월 평균 식비가 800~1,200달러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식비를 줄이는 건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다.

나는 밴쿠버에 사는 4인 가족의 가장으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매달 900달러 넘게 식료품에 쓰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600~650달러 선으로 줄였고, 이 과정에서 삶의 질은 오히려 더 좋아졌다. 이 글에서는 내가 직접 터득한 10가지 식비 절약 방법을 공유한다. 단순한 팁 모음이 아니라, 실제로 효과를 본 실전 전략과 그 뒤에 숨은 이야기를 담았다. 이 방법들이 여러분의 지갑과 마음에 작은 여유를 만들어주길 바란다.


1. 주간 식단 계획으로 충동 구매 막기

장보기에 앞서 주간 식단을 짜는 건 식비 절약의 첫걸음이다. 즉흥적으로 마트에 가면 필요 없는 물건을 사게 되기 십상이다. 예를 들어, 할인한다고 덜컥 과일을 사놓고 결국 썩히는 경우가 많았다. 식단을 미리 짜면 필요한 재료만 정확히 사서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우리 집은 일요일 저녁마다 가족이 모여 다음 주 메뉴를 정한다. 예를 들어, 월요일은 닭고기 볶음밥, 화요일은 렌틸콩 스프 같은 식으로 간단히 계획한다. 이렇게 하면 장보기 리스트가 명확해지고, 마트에서 헤매는 시간도 줄어든다. 실제로 이 방법을 시작한 뒤 중복 구매가 거의 사라졌고, 한 달 식비가 50~70달러 줄었다. 처음엔 귀찮게 느껴졌지만, 이제는 가족이 함께 메뉴를 고르는 시간이 작은 즐거움이 됐다.

실천 팁: 노트나 앱(예: Notion, Google Keep)에 식단표를 작성하고, 각 메뉴에 필요한 재료를 정리한다. 재료 중 집에 이미 있는 건 체크해서 제외한다. 이렇게 하면 장바구니에 딱 필요한 것만 담을 수 있다.


2. 가격 비교 앱으로 현명한 쇼핑

캐나다에서 장보기를 할 때 가격 비교 앱은 필수다. Flipp과 Reebee 같은 앱은 여러 마트의 전단지를 한눈에 보여주며, 특정 품목의 최저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난주에 감자를 사려고 했을 때 Flipp에서 No Frills가 5파운드에 2.99달러, Walmart는 3.99달러라는 걸 알았다. 당연히 No Frills로 갔다. 이런 앱 덕분에 한 달에 20~30달러 정도 절약하는 건 기본이다. 게다가 이 앱들은 검색 기능이 있어 필요한 품목을 입력하면 근처 매장 중 어디가 가장 저렴한지 바로 알려준다. 처음엔 앱 사용하는 게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일주일만 써보면 손이 저절로 간다.

실천 팁: Flipp이나 Reebee를 다운받아 자주 가는 마트(예: Walmart, Superstore)를 즐겨찾기에 추가한다. 매주 전단지가 업데이트될 때 알림을 설정해 놓으면 할인 정보를 놓치지 않는다.


3. 할인 마트 적극 활용하기

캐나다에는 Loblaws, Sobeys 같은 대형 마트 외에도 No Frills, FreshCo, Giant Tiger 같은 할인 마트가 많다. 이곳은 브랜드 제품보다는 자체 PB(Private Brand) 제품을 주로 팔아 가격이 20~30% 저렴하다. 예를 들어, No Frills에서 파는 President’s Choice(PB 브랜드) 시리얼은 같은 양의 Kellogg’s보다 2~3달러 싸다. 처음엔 브랜드 제품에 대한 미련이 있었지만, PB 제품도 품질이 나쁘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우리 집은 이제 시리얼, 파스타 소스, 냉동식품 대부분을 No Frills에서 산다. 단, 할인 마트는 매장 분위기가 다소 투박할 수 있고, 고급 제품은 적으니 필요한 품목에 따라 선택적으로 방문하면 된다.

실천 팁: 집 근처 할인 마트를 찾아 일주일에 한 번 방문한다. No Frills는 특히 신선 채소와 과일이 저렴한 날이 많으니 전단지를 확인하고 간다.


4. 쿠폰과 포인트 프로그램으로 추가 절약

캐나다 마트는 쿠폰과 멤버십 포인트 프로그램이 잘 발달돼 있다. 특히 PC Optimum 프로그램은 Loblaws 계열 마트(Superstore, No Frills 등)에서 사용 가능한데, 포인트를 모아 현금처럼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10,000포인트는 10달러로 환산된다. 나는 매주 앱에서 제공하는 개인화된 쿠폰을 확인하고, 구매 계획에 맞춰 적용한다. 지난달엔 우유 2리터를 사면 2,000포인트 주는 쿠폰을 써서 실질적으로 2달러 할인받았다. 또, Shoppers Drug Mart에서 특정 요일에 20배 포인트 이벤트를 할 때 생필품을 사면 포인트가 빠르게 쌓인다. 이렇게 모은 포인트로 연말에 크리스마스 식재료를 공짜로 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실천 팁: PC Optimum 앱을 설치하고 계정을 연동한다. 매주 쿠폰을 확인하고, 포인트 이벤트 날을 캘린더에 표시해 놓는다. 신용카드와 연계된 캐시백 프로그램도 함께 활용하면 효과가 배가된다.


5. 벌크 구매, 신중히 접근하기

Costco 같은 대량 구매 마트는 식비 절약의 양날의 검이다. 쌀, 파스타, 통조림 같은 비부패성 식품은 Costco에서 사면 단가가 훨씬 낮다. 예를 들어, 10kg 쌀은 Costco에서 15~20달러인데, 일반 마트에서는 25달러 이상이다. 하지만 신선 식품은 주의가 필요하다. 한 번에 5kg 블루베리를 사놓고 결국 절반을 버린 적이 있다. 그 후로는 유통기한과 우리 집 소비 속도를 먼저 계산한다. 4인 가족 기준, 일주일에 소비할 수 있는 양만 사는 게 낫다. 벌크 구매는 계획 없이 하면 오히려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

실천 팁: Costco 회원이라면, 쌀, 기름, 통조림, 냉동식품처럼 유통기한이 긴 품목 위주로 산다. 신선 식품은 소분해 냉동 보관할 계획이 있다면 구매한다.


6. 계절 식재료로 식단 짜기

캐나다의 계절 식재료는 가격도 저렴하고 품질도 좋다. 여름에는 블루베리, 복숭아, 옥수수가, 가을에는 사과, 호박, 겨울에는 감자, 당근이 저렴하다. 예를 들어, 여름에 블루베리는 파운드당 2~3달러인데, 겨울엔 5달러까지 뛴다. 우리 집은 계절마다 메뉴를 바꾼다. 여름엔 블루베리 스무디와 옥수수 샐러드, 겨울엔 감자 스프와 당근 볶음이 단골 메뉴다. 이렇게 계절 재료를 활용하면 신선한 음식을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 게다가 지역 농산물을 사면 환경에도 좋고, 농부 직거래 시장(Farmers’ Market)에서 더 저렴하게 살 수도 있다.

실천 팁: 지역 농부 시장이나 마트 전단지에서 계절 재료를 확인한다. 계절 재료로 만들 수 있는 간단한 레시피를 미리 찾아놓으면 식단 계획이 쉬워진다.


7. 냉장고 정리로 낭비 줄이기

냉장고가 어수선하면 재료가 어디 있는지 몰라 새로 사게 된다. 우리 집도 예전엔 냉장고 뒤쪽에 숨은 양파나 상한 우유를 발견하곤 했다. 이제는 매주 금요일 저녁, 냉장고를 정리하며 재고를 체크한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재료는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남은 채소는 스프나 볶음 요리로 활용한다. 이 습관 덕분에 식품 폐기량이 절반으로 줄었고, 한 달에 30~40달러 절약 효과를 봤다. 냉장고 정리는 단순한 정리 이상의 가치를 준다. 가족 모두가 뭐가 있는지 알게 되니, 불필요한 요청(“이거 사와!”)도 줄었다.

실천 팁: 투명 보관 용기를 사용해 재료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한다. 유통기한이 가까운 재료는 앞쪽에 배치하고, 주 1회 냉장고 점검 시간을 정한다.


8. ‘냉장고 비우기 요리’ 날 지정

일주일에 한 번, 남은 재료로 요리하는 날을 만든다. 우리 집은 금요일을 ‘냉장고 비우기 데이’로 정했다. 남은 쌀, 채소, 고기로 볶음밥이나 비빔밥을 만들거나, 달걀과 치즈로 오믈렛을 만든다. 이 날은 새로운 재료를 사지 않고, 있는 것만으로 창의력을 발휘한다. 처음엔 아이들이 투덜거렸지만, 이제는 각자 원하는 재료를 조합해 자신만의 메뉴를 만드는 재미에 푹 빠졌다. 이 방법은 식비뿐 아니라 요리 시간도 줄여줘, 바쁜 주말 전야에 딱이다.

실천 팁: 볶음밥, 스프, 샐러드처럼 유연한 레시피를 몇 개 준비한다. 유튜브나 Pinterest에서 ‘leftover recipes’를 검색하면 아이디어가 쏟아진다.


9. 외식 줄이고 계획적으로 즐기기

캐나다에서 외식은 비용 부담이 크다. 레스토랑 한 끼에 15~20달러, 팁까지 더하면 4인 가족이 한 번 외식하면 80~100달러가 훌쩍 나간다. 우리 집은 외식을 월 2~3회로 제한하고, 특별한 날(생일, 기념일)에만 계획적으로 나간다. 또, Uber Eats 같은 배달 앱을 사용할 땐 프로모션 할인(예: 20% 할인 쿠폰)을 노린다. 예를 들어, 지난달엔 Uber Eats에서 25% 할인 코드를 받아 피자를 주문해 15달러 절약했다. 외식을 줄이자 집밥의 소중함도 새삼 느껴졌다. 아이들과 함께 요리하며 보내는 시간이 가족의 추억으로 쌓이고 있다.

실천 팁: 외식 예산을 월 단위로 정하고, 배달 앱의 할인 코드를 활용한다. 집에서 레스토랑 스타일 요리를 시도하면 외식 욕구도 줄어든다.


10. 식품 보관법 익히기

식재료를 오래 보관하면 폐기량이 줄고, 결국 돈을 아낄 수 있다. 예를 들어, 허브(파슬리, 고수)는 젖은 키친타월로 감싸 냉장 보관하면 2주 이상 신선하다. 양파와 감자는 함께 보관하면 싹이 나니 분리한다. 바나나는 다른 과일과 떨어트려 보관하면 에틸렌 가스로 인한 빠른 부패를 막는다. 나는 이런 팁을 유튜브와 블로그에서 배우고 적용한 뒤, 과일과 채소 폐기량이 30% 이상 줄었다. 특히 냉동 보관은 게임체인저다. 블루베리나 고기를 소분해 냉동하면 몇 달은 거뜬히 먹는다.

실천 팁: ‘food storage tips’로 검색해 재료별 보관법을 익힌다. 지퍼백과 밀폐용기를 활용해 소분 보관하면 편리하다.


지속 가능한 절약 습관 만들기

식비 절약은 단순히 돈을 덜 쓰는 게 아니라,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과정이다. 처음엔 계획하고 비교하는 게 번거로울 수 있다. 나도 처음엔 Flipp 앱 깔고 전단지 뒤지는 게 귀찮았다. 하지만 한 달만 실천해보니, 절약된 돈으로 아이들 학원비를 보탰고, 가족 외식을 더 특별하게 즐길 여유가 생겼다.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가족이 함께 식단을 짜고, 남은 재료로 창의적인 요리를 만들며 대화가 늘었다. 절약은 ‘없는 걸 줄이는’ 게 아니라, ‘중요한 것에 집중하기 위해 불필요한 걸 덜어내는’ 일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한 가지라도 실천해보면, 작지만 확실한 변화를 느낄 거라 믿는다. 캐나다의 높은 물가 속에서도 현명한 소비로 삶의 질을 지킬 수 있다. 오늘부터 작은 습관 하나를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