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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즐기는 로드트립 추천 루트

by sncanada 2025. 7. 19.

캐나다 로드트립 관련 이미지

 

캐나다의 도로는 단순히 A에서 B로 이동하는 길이 아니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때로는 숨을 멎게 하고, 때로는 마음을 평온하게 만든다. 몇 년 전, 나는 처음으로 캐나다 로키산맥의 아이스필즈 파크웨이를 달렸다. 레이크 루이스를 출발해 재스퍼로 향하는 길, 차창 너머로 보이는 에메랄드빛 호수와 만년설이 덮인 산봉우리는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 그때 깨달았다. 캐나다에서의 로드트립은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한 여정이 아니라, 길 그 자체가 여행이라는 것을.

캐나다는 드넓은 국토와 다양한 지형 덕분에 로드트립의 천국으로 불린다. 서부의 웅장한 로키산맥부터 동부 대서양의 절벽길, 퀘벡의 고즈넉한 시골길, 온타리오의 포도밭까지—각 루트는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 도로 위에서 만나는 작은 마을의 카페, 현지인들의 따뜻한 미소, 그리고 운전대를 잡고 느끼는 자유로움은 캐나다 로드트립만이 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다. 이 글에서는 캐나다에서 꼭 한 번 달려봐야 할 다섯 가지 로드트립 루트를 소개한다. 각 루트의 특징과 추천 일정, 그리고 여행 팁을 통해 여러분들의 여행이 더 풍성해지길 바랍니다!


캐나다 로드트립 추천 루트 

1. 아이스필즈 파크웨이 (Icefields Parkway): 로키산맥의 심장부를 가로지르다

구간: 레이크 루이스 ~ 재스퍼
길이: 약 230km
특징: 로키산맥의 절경, 빙하와 호수, 야생동물 관찰 가능
추천 일정: 1박 2일, 피크닉과 하이킹 포함


아이스필즈 파크웨이는 캐나다 로키산맥을 관통하는 93번 고속도로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 중 하나로 꼽힌다. 밴프 국립공원과 재스퍼 국립공원을 연결하는 이 길은 230킬로미터에 불과하지만, 그 안에는 끝없는 경이로움이 펼쳐진다. 차를 몰며 마주하는 에메랄드빛 호수, 거대한 빙하, 그리고 하늘을 찌를 듯한 산봉우리는 매 순간 감탄을 자아낸다.

첫 번째로 들러야 할 곳은 레이크 루이스다. 이 호수는 맑은 날이면 옥색 빛을 띠며, 주변의 빅토리아 빙하와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선사한다. 호수 주변의 산책로를 따라 걷거나, 카누를 빌려 호수 위를 떠다니는 것도 추천한다. 레이크 루이스를 출발해 북쪽으로 향하면 보우 호수가 나온다. 이곳은 초록과 파랑이 뒤섞인 독특한 색감으로 유명하며, 피크닉을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다.

조금 더 올라가다 보면 페이토 호수가 눈에 들어온다. 여우 모양으로 생긴 이 호수는 로키산맥에서 가장 사진 찍기 좋은 장소 중 하나로, 에메랄드빛 물빛이 햇살에 반사될 때면 숨이 멎을 듯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하지만 내가 이곳을 처음 방문했을 때, 갑작스럽게 흐려진 날씨 때문에 호수의 색이 탁해진 경험이 있다. 자연의 변덕은 어쩔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이토 호수의 풍경은 잊을 수 없다.

아이스필즈 파크웨이의 하이라이트는 컬럼비아 아이스필드다. 애서배스카 빙하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이곳에서는 설상차 투어(성인 약 C$90)를 통해 빙하 위를 걸어볼 수 있다. 빙하의 차가운 공기와 거대한 얼음 덩어리를 눈앞에서 마주하는 순간, 자연의 위대함에 압도당한다. 투어를 마치고 글레이셔 스카이워크에 들러 유리 바닥 위에서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는 짜릿함도 놓치지 말자.

이 루트를 여행하려면 1박 2일 일정이 적당하다. 첫날은 레이크 루이스와 페이토 호수, 보우 호수를 둘러보며 여유롭게 하이킹을 즐기고, 재스퍼 근처의 샤토 재스퍼나 글레이셔 뷰 롯지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둘째 날은 컬럼비아 아이스필드와 애서배스카 폭포를 탐방한 뒤 재스퍼로 이동해 마무리한다.

여행 팁:

  • 봄(5~6월)이나 가을(9~10월)에 방문하면 관광객이 적고, 단풍이나 신선한 공기를 만끽할 수 있다.
  • 야생동물(곰, 엘크 등)이 자주 출몰하니 운전 시 주의하고, 동물을 위해 차를 세울 때는 안전한 장소에서만 정차하자.
  • 주유소가 드물기 때문에 레이크 루이스나 재스퍼에서 미리 연료를 채워두자.
  • 따뜻한 옷과 방수 재킷을 준비해 급변하는 날씨에 대비하자.

2. 케이프 브레튼 캐보트 트레일 (Cabot Trail): 대서양의 숨결을 느끼다

구간: 노바스코샤 케이프 브레튼 아일랜드 순환 루트
길이: 약 300km
특징: 대서양 절벽, 숲, 어촌 풍경
추천 일정: 2박 3일, 해산물 맛집과 트레일 산책 추천

노바스코샤의 케이프 브레튼 섬을 한 바퀴 도는 캐보트 트레일은 대서양의 거친 매력과 아기자기한 어촌 마을이 어우러진 루트다. 300킬로미터의 순환 도로로, 해안 절벽과 울창한 숲, 그리고 푸른 바다가 끝없이 이어진다. 이곳을 처음 방문했을 때, 나는 바람에 실려오는 바다 냄새와 절벽 위에서 바라본 광활한 대서양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여행은 주도인 할리팩스에서 시작해 배드덱(Baddeck)으로 이동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배드덱은 브라스 도르 레이크 옆에 자리 잡은 작은 마을로,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 국립사적지를 방문하거나 현지 레스토랑에서 랍스터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배드덱에서 캐보트 트레일을 따라 북쪽으로 향하면 케이프 브레튼 하이랜드 국립공원이 나온다. 이곳에는 26개의 하이킹 코스가 있으며, 그중 스카이라인 트레일은 석양 시간에 걷기 좋다. 트레일 끝에서 바다와 절벽이 어우러진 풍경은 평생 잊지 못할 장면이 된다.

계속해서 북쪽으로 달리다 보면 체티캠프(Chéticamp)에 도착한다. 아카디아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이 마을에서는 프랑스계 캐나다인의 전통 음악과 요리를 경험할 수 있다. 체티캠프의 해산물 레스토랑에서 갓 잡은 랍스터나 홍합을 맛보는 것은 이 루트의 필수 코스다. 루트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잉고니시(Ingonish) 해변에 들러 바닷가 산책을 즐기거나, 케이프 스모키 전망대에서 탁 트인 대서양을 감상하자.

캐보트 트레일은 2박 3일 일정으로 여유롭게 즐기는 것이 이상적이다. 첫날은 할리팩스에서 배드덱으로 이동하며 마을을 탐방하고, 둘째 날은 국립공원의 하이킹과 체티캠프의 문화를 즐긴다. 마지막 날은 잉고니시와 케이프 스모키를 방문하며 느긋하게 루트를 마무리한다.

여행 팁:

  • 여름(7~8월)은 날씨가 따뜻하지만 관광객이 많다. 가을(9~10월)은 단풍이 아름다워 사진 찍기에 최적이다.
  • 체티캠프에서 고래 관찰 투어(약 C$50~80)를 예약하면 바다에서 고래를 만날 확률이 높다.
  • 도로가 좁고 굽이진 구간이 많으니 안전 운전에 유의하자.
  • 현지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 예약은 미리 해두는 것이 좋다.

3. 시 투 스카이 하이웨이 (Sea to Sky Highway): 바다에서 산까지

구간: 밴쿠버 ~ 휘슬러
길이: 약 120km
특징: 해안 절경, 산악 경관, 스쿼미시 전망대
추천 일정: 당일치기 또는 1박

밴쿠버에서 휘슬러로 이어지는 시 투 스카이 하이웨이는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루트다. 120킬로미터 남짓한 거리지만,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풍경은 매 순간 감탄을 자아낸다. 몇 년 전 친구들과 이 길을 달리며 스쿼미시의 곤돌라를 타고 올라간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은 아직도 생생하다. 바다와 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그 순간, 우리는 모두 말없이 풍경에 빠져들었다.

여행은 밴쿠버에서 시작된다. 밴쿠버 다운타운을 떠나 하우 사운드(Howe Sound)를 따라 달리면 샤논 폭포(Shannon Falls)가 나온다. 이 폭포는 브리티시컬럼비아에서 세 번째로 큰 폭포로, 짧은 산책로를 따라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다음 목적지는 스쿼미시(Squamish)다. 이곳의 씨 투 스카이 곤돌라를 타고 해발 885미터의 전망대에 오르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산과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스쿼미시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휘슬러에 도착한다. 겨울에는 스키 리조트로 유명하지만, 여름에는 하이킹과 마운틴 바이킹의 천국이다. 휘슬러 빌리지에서 현지 수제 맥주를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도 추천한다.
이 루트는 당일치기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지만, 휘슬러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여유롭게 하이킹이나 액티비티를 즐기면 더 알차다.

여행 팁:

  • 여름철(6~8월)은 하이킹과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하며, 겨울철(12~2월)은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길 수 있다.
  • 씨 투 스카이 곤돌라 티켓(성인 약 C$60)은 미리 온라인으로 예약하면 할인 혜택이 있다.
  • 밴쿠버에서 출발하기 전 간단한 간식과 물을 준비하자.
  • 휘슬러 빌리지의 레스토랑은 저녁 시간대에 붐비니 예약을 권장한다.

4. 퀘벡 시티 ~ 샤를부아 (Route 138): 프랑스풍 시골길의 낭만

구간: 퀘벡 시티 ~ 타도삭
길이: 약 250km
특징: 세인트로렌스 강변 풍경, 고즈넉한 시골길
추천 일정: 1박 2일, 고래 관찰과 함께 즐기기

퀘벡의 138번 도로를 따라 퀘벡 시티에서 샤를부아 지역으로 향하는 길은 캐나다 속 작은 프랑스를 만나는 여정이다. 이 루트를 처음 달렸을 때, 세인트로렌스 강변을 따라 펼쳐진 초록빛 언덕과 오래된 농가, 그리고 멀리 보이는 강의 잔잔한 물결은 마치 유럽의 시골 마을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여행은 퀘벡 시티의 올드 퀘벡에서 시작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곳에서 샤토 프롱트낙과 좁은 골목길을 거닐며 프랑스풍 분위기를 만끽하자. 퀘벡 시티를 떠나 138번 도로를 따라 북동쪽으로 향하면 몽모렌시 폭포가 나온다. 나이아가라 폭포보다 30미터 높은 이 폭포는 케이블카(약 C$20)를 타고 위에서 내려다보는 재미가 있다.

계속해서 달리다 보면 베이 생 폴(Baie-Saint-Paul)에 도착한다. 이 마을은 예술가들의 사랑을 받는 곳으로, 갤러리와 아기자기한 카페가 많다. 현지 치즈와 와인을 곁들인 식사를 즐기며 잠시 쉬어가자. 루트의 종착지인 타도삭(Tadoussac)은 고래 관찰의 성지다. 세인트로렌스 강과 사그네 강이 만나는 이곳에서는 보트 투어(약 C$80~100)를 통해 혹등고래와 벨루가 고래를 만날 수 있다.

1박 2일 일정으로 첫날은 퀘벡 시티와 몽모렌시 폭포, 베이 생 폴을 방문하고, 타도삭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둘째 날은 고래 관찰 투어와 타도삭 마을 탐방 후 퀘벡 시티로 돌아온다.

여행 팁:

  • 여름(6~8월)은 고래 관찰에 최적이며, 가을(9~10월)은 단풍이 아름답다.
  • 타도삭의 고래 관찰 투어는 사전 예약 필수다.
  • 퀘벡 시티의 레스토랑에서 푸틴(Poutine)을 꼭 맛보자.
  • 좁은 도로와 언덕이 많으니 운전 시 주의하자.

5. 온타리오 와인 루트 (Wine Route, Niagara-on-the-Lake): 포도밭 속 느긋한 드라이브

구간: 나이아가라 폭포 ~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
길이: 약 50km
특징: 포도밭과 와이너리, 느긋한 드라이브
추천 일정: 당일치기, 와인 테이스팅 포함

나이아가라 지역은 폭포만큼이나 와인으로도 유명하다.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로 이어지는 와인 루트는 짧은 거리지만 여유와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코스다. 이곳을 처음 방문했을 때, 포도밭 사이를 달리며 창문 너머로 스며드는 햇살과 와인 향에 취했던 기억이 난다.

여행은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시작된다. 폭포의 장관을 감상하며 혼블로워 크루즈(성인 약 C$48)를 타거나, 저니 비하인드 더 폴스(약 C$30)를 통해 폭포 뒤편을 탐험해보자. 폭포를 즐긴 후 나이아가라 파크웨이를 따라 북쪽으로 이동하면 소용돌이 계곡(Whirlpool)과 세계에서 가장 큰 꽃시계가 눈에 들어온다.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는 이 루트의 하이라이트다. 이 마을은 빅토리아 양식의 건물과 포도밭으로 둘러싸인 그림 같은 곳이다. 필리터리 와이너리(Pillitteri Estates)나 잭슨-트릭스(Jackson-Triggs) 같은 와이너리에서 아이스와인 시음을 즐기자. 시음 비용은 보통 C$10~20이며, 와인 구매 시 할인 혜택이 포함되는 경우도 많다. 마을의 레스토랑에서 와인과 함께 현지 요리를 맛보며 하루를 마무리하자.

이 루트는 당일치기로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오전에 폭포를 방문하고, 오후에는 와이너리와 마을을 탐방하는 일정이 적당하다.

여행 팁:

  • 여름과 가을(6~10월)은 포도 수확 시기로, 와이너리 투어가 활발하다.
  • 음주 운전은 엄격히 금지되니, 운전자가 시음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의 레스토랑은 주말에 붐비니 예약을 권장한다.
  • 스카이론 타워에서 점심(약 C$90)을 먹으며 폭포 뷰를 즐기는 것도 추천한다.

캐나다 로드트립은 여행의 정점이다

캐나다에서의 로드트립은 단순한 여행 이상의 경험이다. 몇 년 전, 나는 퀘벡의 시골길을 달리며 우연히 들른 작은 카페에서 현지인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마을과 자연에 대한 자부심을 담아, 내가 꼭 가봐야 할 비밀 장소를 추천해 주었다. 그 순간, 로드트립의 진짜 매력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계획에 없던 우연한 만남, 길가에서 마주한 예상치 못한 풍경, 그리고 운전대를 잡고 느끼는 자유로움—이 모든 것이 캐나다 로드트립의 핵심이다.

캐나다의 도로는 초보 운전자도 쉽게 도전할 수 있을 만큼 잘 정비되어 있다. 각 루트마다 주유소, 휴게소, 그리고 명소들이 잘 연결되어 있어 계획만 잘 세우면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이 글에서 소개한 다섯 가지 루트는 캐나다의 다양한 매력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로키산맥의 웅장함, 대서양의 드라마틱한 풍경, 프랑스풍 시골의 낭만, 그리고 와인 루트의 여유로움까지—각 루트는 저마다의 색깔로 여행자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