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와 가사로 하루가 순식간에 지나가는 캐나다의 육아맘들에게도 ‘부업’은 더 이상 먼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본 글에서는 실제 캐나다 교민이자 두 아이의 엄마로서 경험한 현실적인 부업 아이디어들을 중심으로, 시간 제약 속에서도 가능한 수익 창출 방법, 감정의 부침, 실행 노하우 등을 공감 어린 시선으로 정리해 볼께요. 돈을 버는 것 이상으로 나를 지키는 일이기도 한 육아맘 부업,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았습니다.
육아와 일 사이, 나는 왜 부업을 시작했는가
이민을 온 뒤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 "아이 돌보느라 힘들지 않아요?" 저는 그 질문을 들을 때마다 입가에 애매한 미소를 띠우곤 합니다. 사실 힘들어요. 그리고 힘들다는 말조차 쉽지 않아요.
캐나다는 부모에게 상대적으로 더 많은 양육의 책임과 선택권을 준다. 좋은 제도이지만, 그만큼 더 많은 ‘결정’의 무게를 감당해야 합니다. 일할 것인가, 육아에 전념할 것인가, 혹은 그 둘을 병행할 수 있는 어떤 방법이 있을 것인가. 이민 초기, 낯선 언어와 문화 속에서 유아 둘을 키우며 일터를 찾는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나 ‘경제적 자립’에 대한 갈망은 항상 마음속 깊은 곳에서 꿈틀거리고 있었죠. 무엇보다도 ‘나도 사회와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이 절실했어요. 그러던 중 블로그를 운영하며 정보를 정리하고, 내가 만든 학습지를 Etsy에 올리기 시작했고, 유튜브에서 캐나다 장보기 브이로그를 올렸어요. 하루에 단 한 시간이었지만, 나에게는 다시 ‘나 자신’이 되는 시간이기도 했지요.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존재감을 회복하기 위한 행동이었고, 그것이 점차 작지만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면서 희망도 자랐습니다.
그래서 육아를 하며, 시간도 체력도 감정도 빠듯한 와중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를 시작하고 싶은 엄마들에게 전하고 싶어요. ‘엄마라서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엄마라서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 작은 시작이 때로는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에요.
육아맘도 가능한, 캐나다에서 현실적인 부업 아이디어 10가지
1. 집에서 할 수 있는 온라인 콘텐츠 대필
아이를 재우고 난 저녁 1~2시간, 블로그 콘텐츠, 상품 리뷰, 이메일 뉴스레터 초안 등을 대신 써주는 대필 작업이 가능하다. 키워드 기반으로 글을 쓰는 감각이 있다면 Upwork, 크몽, 브런치 등을 통해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다. 육아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감각을 익힐 수 있다.
2. 디지털 템플릿 디자인 및 판매
육아맘들이 가장 잘 만드는 것 중 하나는 ‘생활을 편하게 해주는 정리표’다. 이유식 스케줄, 성장체크리스트, 장보기 리스트 등 일상에서 쓰던 자료를 PDF나 PNG로 만들어 Etsy, Gumroad 등에 올려보자. 처음부터 전문 디자인은 필요 없다. Canva, Google Docs만 있어도 가능하다.
3. 한글·수학 유아 학습지 제작
유치원 입학 전 자녀를 위해 만든 한글 따라쓰기, 숫자 쓰기 학습지를 활용해 판매용 콘텐츠로 제작할 수 있다. ‘엄마표’ 콘텐츠는 실제 부모의 언어로 설명이 되어 있다는 점에서 타깃 구매층에게 더 강한 신뢰를 준다.
4. 중고 육아용품 리셀링
쌓여 있는 아기용품, 유아책, 옷, 장난감을 Facebook Marketplace, Kijiji, Poshmark에 올려 판매해보자. 주말마다 한두 개씩만 정리해도 생활비에 보탬이 된다. 이후 수요를 파악해, 재입고 및 큐레이션 판매로 확장도 가능하다.
5. 인스타그램 계정 운영
육아맘 특유의 감성, 기록력, 생활 밀착 콘텐츠는 인스타그램에서 큰 강점이 된다. 자녀의 놀이, 이유식, 캐나다 일상 등을 주제로 계정을 운영하고, 일정 팔로워가 확보되면 공동구매, 광고 제안 등으로 확장 가능하다. 한글과 영어를 병행하면 한인 및 로컬 타깃 모두 확보할 수 있다.
6. 유튜브 영상 콘텐츠 제작
스마트폰만으로 촬영한 장보는 영상, 아기 이유식 레시피, 캐나다 데이 일상 등도 콘텐츠가 된다. 육아 중 짧게 짧게 촬영해 모아 편집하면 자연스럽고 감성 있는 브이로그로 완성된다. 편집은 VLLO, CapCut 등 무료 앱으로도 충분하다.
7. 한국어 튜터링 (Preply, AmazingTalker)
자녀 교육에 사용하던 한국어 자료를 활용해 외국인을 대상으로 온라인 한국어 튜터링이 가능하다. 수업은 Zoom으로 진행하며, 기본 회화부터 문화 수업까지 다양하다. 주 2회, 회당 1시간만으로도 시급 $20 이상이 가능하다.
8. 블로그 + 애드센스 수익화
“오늘 이유식 망했어요” 같은 제목의 블로그 글이 1년 뒤 검색 유입 1위를 찍는 일이 실제로 있다. 감정을 담은 생활형 글은 공감을 부르고, 공감은 유입으로, 유입은 수익으로 이어진다. 초기에는 일기처럼 쓰되, SEO 기초를 익히며 방향을 잡아가자.
9. 번역 및 문서 교정
한국어와 영어 둘 다 자유롭게 쓰는 육아맘이라면 문서 번역이나 이메일 감수, 블로그 글 번역 등의 부업이 가능하다. 자녀 숙제 도와주며 다듬은 언어 감각이 충분히 통하는 분야다. 플랫폼은 Fiverr, Upwork, 또는 한인 커뮤니티에서 직접 구직해도 좋다.
10. 육아 전문 온라인 클래스 운영
내 아이를 위해 정리한 이유식 레시피, 장난감 큐레이션, 놀이 교육 등을 활용해 Zoom 원데이 클래스를 열 수 있다. 1인당 $10~20 수준의 소규모 수업을 운영하고, 녹화 후 PDF 교재와 함께 묶어 판매하는 방식으로 확장 가능하다.
육아맘의 부업은 생존이자 회복의 여정이다
육아 중의 부업은 단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닙니다. 그것은 내 삶의 주도권을 회복하려는 시도이며, 나라는 사람의 이름을 다시 입는 과정이에요. 아이의 엄마라는 역할 안에만 갇혀 있던 자신에게 '나는 이만큼 할 수 있어'라고 증명해주는 가장 작은 외침인 것이에요.
물론 쉬운 길은 아닙니다. 집중하려는 순간 울음소리가 터지고, 작업을 하려는 밤이면 눈꺼풀이 무겁습니다. 수익은 작고, 수고는 크지요. 하지만 그 안에는 ‘나를 다시 찾는 시간’이 존재합니다. 나는 부업을 하면서 내 생각을 말할 수 있게 되었고, 내 이름으로 메일을 보내며,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라는 감각을 되찾았어요. 혹시 지금도 ‘이걸 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라며 주저하고 있다면, 단 한 번만 오늘 밤 30분을 나에게 선물해보길 바랍니다. 아이가 잠든 조용한 밤, 노트북 앞에 앉아 한 문장을 적고, 한 장의 표를 만들고, 한 사람과 이메일을 나누는 그 순간부터, 엄마는 단지 돌보는 사람이 아니라 다시 시작하는 사람이 됩니다.
그 시작을 응원합니다!